늘 푸를줄 만 알았네
산들바람이 내 살갗을 간지럽히고
아침 햇살이
대숲 사이 사이에 끼어드는
평화가 계속되는 줄만 알았네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날
톱날에 잘려진 나에게
"본토와 친척 아비집을 떠나라"는
세미한 음성
들렸네
뜨거운 증기(蒸氣)로 나를 삶았네
그늘에서 건조한 후
내 몸에 구멍을 내더니
가늘게 꼰 새끼줄로
가슴 속 묻은 때 벗겨내고
모난 면(面)
사포질로 다듬기를 수천번
나는, 나는
당신의 소리를 내는
울림통이 되었네
당신의 축복을 전하는
통로가 되었네
2011년 7월 25일 청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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