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아침이 되자 점차 굵어졌다.
데츠카(手塚)현장에 2명만 나가고 모두들 숙소에서 쉬고있다.
요 몇일 동안 숙소의 돌아가는 모습이 시원찮고 몸의 컨디션도 좋지않아
차라리 쉬는 것이 좋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머니에 돈이 없이 쉰다는 것이
처량했다. 숙소에 누어서 빗소릴를 들으면서 잠을 청했다.
선라이트에 후둑이는 요란한 빗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지난 일본에서의 기록을 넌픽션으로 정리를 하다 눈물을 쏟고말았다.
내 삶의 흔적이 선명하게 그리고 충격적으로 내 감정을 흔들었다.
잊기 위하여서 땀을 흘렸지만 결코 잊혀진 것이 아니였다.
하찮은 내 생일 전화조차 없는 집사람의 무관심이 서운하다는 생각으로 나를
더욱 움추리게 하는 하루 였다. 점심 때 식당에 갔더니 반찬은 단 한가지 김치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다고 반찬투정을 할 처지도 못된다.
쉬니까 식욕이 더 당긴다는 요시다(吉田) 너털에 헛 웃음을 웃고 말았다.
이제 막 들어와서 월급을 한번도 제대로 타지 못한 동료들에게 만약 상황이 잘못된다면
어떻게 될까 ? 아침부터 술을 마신 아시다츠가 집으로가야한다는 둥 신쥬쿠로 간다는 둥
횡설수설이다.가네다를 따라 다니더니 그의 말에 귀가 엷어진 아시다츠.
엄마가 돌아가셨다면서 엄마의 시신을 어떻게 할까 묻는 동생들에게 화장을 하라고 서슴없이
말을 하는 그가 안쓰럽다. 실제 상황인지모르지만 슬픈기색없이 사무실에서 당당하게
말하는 아시다츠, 월급을 받아내기 위한 연극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하철 사린가스 살인사건 배후로 옴진리교를 지목하고 본부에 경창력을 투입한 일본 정부.
오늘 아침 경찰총수가 저격을 받아 중태라는 긴급뉴스가 떳다.
이념에 빠저서 광신도가 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들. 교주는 잠적을 해버렸다.
말세의 소돔과 고모라를 보는 것 같다. 살인, 잡신의 우상숭배, 호모 레즈비인, 게다가 지진까지
다반사인 일본의 풍요를 사탄은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안도구미(安藤組)를 위하여 기도를 계속하고는 있지만 우상숭배에 젖은 저들의 마음을 돌이키기엔
내 기도가 너무 약한 것 같다. 오늘부터는 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기도를 드리자.
일본에서의 나의 삶이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항동안 기도 했었는데 그 기도를 계속하지 못한
나의 연약함을 이시간 탓해 본다.
'[ 차 명(借名)의 세월 - 3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 련(試鍊) ] - 1995년 4월 1일 - (0) | 2013.06.12 |
---|---|
[ 시 련(試練) ] - 1995년 3월 31일 - (0) | 2013.06.10 |
[ 시 련(試鍊) ] - 1995년 3월 29일 - (0) | 2013.06.10 |
[ 시 련(試鍊) ] - 1995년 3월 28일 - (0) | 2013.06.05 |
[ 시 련(試鍊) ] - 1995년 3월 27일 - (0) | 2013.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