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 사계(四季) - 2 ] - 문학세계 2017년 3월호

高 山 芝 2017. 3. 6. 16:16

[ 사계(四季) - 2 ]

 

<봄>

봄바람 불어

따스한 햇볕에 달궈지는 땅

가물가물 아지랑이

가픈 숨을 토해내고

단색의 대지는 꿈뜰 꿈뜰

화려한 색상으로 단장을 시작하네

 

<여름>

질풍노도(疾風怒濤)로 찾아 온 계절은

도시에 무성한 그늘을 만들고

폭염과 폭풍이 만들어 논 열기에

몸살을 앓는 사람들

무더운 한 여름밤

달콤한 꿈을 꾸네

 

<가을>

꾸는 꿈 크기 만큼 피곤한 사람들

기름진 햇볕에 두손을 모우네

황금빛 들판에 갈바람 몰아친 후

가을걷이 끝난 대지

쇠잔한 기운이

무서리와 함께 찾아오네

 

<겨울>

뿌리는 땅에서 늙고

줄기는 흙으로 돌아가네

밟히고 밟히고 밞힐지라도

불편함을 감수하면 희망은 있다기에

엄동의 설한풍을

견디고 또 견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