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회 복(回復) ] - 1996년 1월 2일 -

高 山 芝 2014. 5. 9. 18:46

그렇게 짖궂던 날씨가 활짝 개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눈을 떳다.

쥐들이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꿈을 꾸었다.

쥐띠인 올해 첫날 꾼 쥐에 대한 꿈, 길몽같은 느낌이 들어 우선 기분이 좋았다

아침식사를 끝낸 후 내가 설겆이를 하는 동안 애비사와상은 그의 부친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세수를 시킨 후 집안 청소를 했다.

찦차에 그의 부친까지 태우고 도와다코(十田湖) 관광을 나섰다.

일본 10대 명승지인 도와다코(十田湖), 2 - 3월에는 눈이 5m까지 쌓인다.

어제 내린 폭설이 만들어 낸 환상적인 설경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벚꽃이 만개한 터널을 지나는 듯한 느낌, 사람들이 누르는 카메라 섯타소리속에서도

이 아름다운 풍광을 캐퍼스에 담기 여념이 없는 화가 또한 좋은 볼거리였다.

오이라세계류(奥入瀬渓流)의 눈과 나무 그리고 고드름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면서

올라간 도와다코(十田湖)는 화산폭발이 만들어낸 호수로 수심이 깊은곳은 340m 정도로

2-3월 눈축제 때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불꽃놀이를 즐긴다는데......

을녀(乙女)의 동상까지는 자동차로 30분거리. 두명의 소녀상  중 한 소녀상의 얼굴에

얼음이 붙어있다. 사진촬영을 위해 소녀상 아래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나의 머리에

소녀의 얼음눈물이 떨어졌다. 카메라를 들고 있던 애비사와상이 길조라면서 웃는다.

도요다신사로 가는 길 하늘을 찌를 것같은 침엽수림이 나를 반겼다.

 

다음 행선지는 "그리스도 예수의 묘".  도와다코(十田湖)에서 바로가는 길이 내린 눈으로

패쇠되어서 3배나 먼 거리를 돌아서 신코시(新鄕市)에 도착했다.

신코시(新鄕市)에 들어서자 "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왔다" ""하나님과 화해하라"라는

프랑카드가 종종 눈에 띄였다.

"그리스도의 묘". 예수님이 106살에 돌아가셨다는 팻말과 함께 십자가를 2개 세워놓은

두개의 무덤 주위로 촛불들이 타오르고 있다.

무덤 바로 위에는 소품같은 아름다운교회가 서있다.

그곳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데 한 중년부부가 올라왔다. 아마  크리스챤이 아닐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길. 파칭코장에 들렸는데 나만 3년짱이 터저서  환전을 하니

2만7천엔이다. 애비사와상은 명절동안 아버지의 간병을 한다.

결혼을 한 다른형제들 대신 아직 홀아비인 그가 총대를 맨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복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